자유를 원하는 의사들 - 박양동대표
• 자유기업원 | 2010-06-23 | 조회수 : 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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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 중국에서 태어나 공산주의 치하에서 직접 사신 거군요? | ||
박양동 | 네. 제가 9살까지 살았으니까요. 문화혁명 바로 직전에 나왔죠. | ||
박양동 | 한국에 와서 화교고등학교를 거쳐 부산대 의과대학을 나왔어요. 대학 나와서 아주 평범한 사업가로서 생활하다가, 2000년 의약분업 사건에 부딪히면서 의료와 사회 포럼이라는 단체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 ||
김정호 | 병원에서 진료만 할 게 아니고 의사로서 지식을 세상에 전할 필요가 있다 하는 걸 느끼신 거군요. | ||
김정호 | 의료와 사회 포럼을 의약분업 사태 때문에 만드시게 됐다고 하셨는데 소개를 좀 해주세요. | ||
박양동 | 잘 아시다시피 의료보험이 올해로 30년 됐습니다. 지난 10년 가까이 분배 위주의 정책을 써 왔기 때문에 그 정책 하에 당연히 의료라는 것을 통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의약분업이 탄생하게 됐죠. 그 결과 국민들한테는 의료의 선택권을 많이 제한해왔고 의사들에게는 전문성을 상실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
박양동 | 이 시스템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해서 뜻이 있는 의사 선생님 몇 분하고 철학하시는 분, 경제하시는 분들과 함께 좀 더 나은 선진 의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그러다보니 의료사회학, 의료윤리학, 프로페셔널리즘 책을 번역해서 출판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 ||
김정호 | 프로페셔널리즘이라면 전문가 정신? | ||
박양동 | 네. 전문가주의죠. 6~7년 가까운 세월동안 저희들이 포럼도 주최하고 국회에서 여러 가지 간담회도 가졌어요. 그리고 기사를 통해서 어떤 사건, 이슈가 나올 때마다 저희들의 입장을 발표하고 의과대학 학생들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 ||
김정호 | 의료와 사회 포럼은 의사 분들이 모여 의료 정책에 관련된 의견을 만드는 단체. 그렇게 이해를 하면 되겠군요. | ||
박양동 | 네. 맞습니다. | ||
김정호 | 이 단체를 만들게 된 구체적 경위를 말씀해주시죠. 의약분업 때문에 나왔다고 했는데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면요. | ||
박양동 | 2000년 당시에 5~6만 명의 의사들이 길거리에서 데모도 했지만 결국 얻은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 ||
김정호 | 아마 전 세계 의료 역사에 그 많은 의사들이 한 자리에 모인 적이 없었을 것 같은데요. | ||
박양동 | 우리들의 주장을 펼치려고 하면 사회적인 동의가 필요하고.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이런 모임을 만들지 않고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단이 별로 없다고 생각해서 뜻이 맞는 사람끼리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 ||
김정호 |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의사들도 사회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가지자 이런 것이 되겠네요. 의사는 환자를 치료만 하면 되는 거였는데 의약분업 사태를 겪다 보니 의사들도 대중과 정책 결정자들을 설득해야 될 필요를 느끼신 거군요. | ||
박양동 | 맞습니다. | ||
김정호 | 보통 시민단체들은 전담 직원도 있고 그런데 의료와 사회 포럼에도 전담 직원이 있습니까? | ||
박양동 | 전담 직원은 현재 없습니다. 주로 임원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
김정호 | 본격적인 시민단체는 아닌가요? | ||
박양동 | 저희는 길거리에 나가 피켓 시위하고 그런 단체는 아니기 때문에, 주로 인터넷이나 신문 상에 우리의 뜻을 발표하는 활동을 합니다. | ||
김정호 | 그런데 의사 분들 사이에서도 보니까 정책에 대해 견해 차이가 참 많이 나는 것 같아요. | ||
박양동 | 맞습니다. 의사들도 급좌와 급우 다 있습니다. 그 다음에 교원, 교수, 대학병원에 계시는 분들 각각의 자기 입장에서도 이익에 따라서도 틀려지는데 아마 크게 나눠진다면 과거 10년 동안 분배 위주의 의료 정책을 펼치는 과정 중에서 강하게 주장하는 그룹이 있습니다. | ||
김정호 | 의사들 안에서도? | ||
박양동 | 그렇죠, 소수죠. | ||
김정호 | 분배 위주의 의료정책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요? | ||
박양동 | 재화의 재분배 얘기죠. | ||
김정호 | 그러면 진료를 무료로 받게 한다 이런 얘기인가요? | ||
박양동 | 극단적으로 그렇게 주장을 펴고 있는 그룹이 소수 있습니다. 며칠 전에도 11,000원을 더 내면 모든 보장을 해준다고 구호를 제창하는 단체가 있었죠. | ||
김정호 | 들어봤습니다. 11,000원을 더 내면 본인 부담분도 없이 다 공짜로 해준다? | ||
박양동 | 거짓말하고 있는 거죠. | ||
김정호 | 그게 가능한가요? | ||
박양동 | 불가능하죠. | ||
김정호 | 그런데 그런 걸 주장하시는 분들 중에 의사 분들도 계시다는 얘기죠? | ||
박양동 | 맞습니다. | ||
김정호 | 의료와 사회 포럼의 구성원들은 그 반대편에 계실 것 같아요. | ||
박양동 | 네 맞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 ||
김정호 | 의료와 사회 포럼의 회원 분들은 자유와 계약을 중시하나요? | ||
박양동 | 대부분 회원들은 자유주의적 성향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정한 계약 관계를 요구하고 있죠. | ||
김정호 | 의료계 안에서도 그럼 서로 다른 견해간의 충돌이 있고 그러겠어요. | ||
박양동 | 전체 큰 틀에서는 두 그룹이 나눠지고요, 그리고 의사가 워낙 다양하게 자기 맡은 역할이 다 다르기 때문에, 과별로 이해도 다르고. 하나의 보험 제정 틀 속에 각각 나눠진 게 다르니까 거기에 따르는 갈등이 제일 많습니다. | ||
박양동 | 저희들 입장은 조금 더 환자와 의사들의 관계 설정이 새로 설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정한 계약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
김정호 | 의사와 환자 사이에? 지금은 불공정하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 ||
박양동 | 여러 가지 제도 하에서 많은 문제점이 있죠. | ||
김정호 | 예를 들자면 어떤 문제점이 있죠? | ||
박양동 | 지난 번 성모병원에서 백혈병 환자 치료 과정에서 환자와 병원 서로가 치료 내용에 대해 동의한 후에, 병원은 치료를 다 제공했는데도 불구하고 환자가 이의를 제기해서 다시 돈을 내놓아야 하는 그런 상황이 있었습니다. | ||
김정호 | 그런 일이 있었죠. 반환하라고요. | ||
김정호 | 환자와 의사간에 서로 합의를 본 건데, '이런 치료를 받으려면 돈을 더 내야한다’라고 서로 그 사실에 대해 합의를 했는데 나중에 건강보험공단에서 그런 합의를 해서는 안 되는 거다 이렇게 한 거죠. 그런 건 불공정한 것이다 말씀하시는 거죠? | ||
박양동 | 그렇습니다. | ||
김정호 | 그러니까 환자와 의사가 서로 자유의사에 의해서 동의를 했다면 그것은 존중되어야 한다. | ||
박양동 | 네 맞습니다. 그 이익은 환자한테 가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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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 의사가 아닌 사람도 병원에 투자할 수 있는 그런 구조를 말하는 거죠. | ||
박양동 | 맞습니다. | ||
김정호 | 거기에 대해서 의료와 사회 포럼은 견해가 있습니까? 만약에 없다면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해주셔도 좋고요. | ||
박양동 | 저희들은 2가지로 나눠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투자개방형 병원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개인 로컬 클리닉에서는 투자개방형 병원을 도입한 나라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차 의료기관은 전체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하나의 인프라인데요. 그 부분은 개방형 병원을 두는 것에 반대하고 있고요,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엔 저희들이 찬성하고 있습니다. | ||
김정호 | 아 그렇군요. 찬성을 하는 이유는 어떻게 되세요? 왜 큰 병원은 찬성을 하고 작은 의원에 대해서는 투자 개방을 해서는 안 되는 건지. | ||
박양동 | 지금 현재 보험 체제 하에서는 작은 의원이 경쟁력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1차 의료기관이 다 문을 닫을 경우에는 그 피해가 누구한테 돌아가겠습니까. | ||
김정호 | 그래서 동네 의원에 투자 개방이 이루어질 경우에 동네 의원이 문을 닫을 수 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 ||
박양동 | 그렇습니다. | ||
김정호 | 동네 의원들에 투자가 이루어지면 오히려 의원들이 커지지 않을까요? | ||
박양동 | 시장의 논리로 하면 2:8 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지금도 보험 제정이 큰 병원에서 전체적으로 40~60% 가져가고, 나머지 로컬 클리닉에서 30~40% 가져가는 구조거든요. 전체적인 재정으로 봤을 때. 그렇게 될 경우에는 더욱 빈익빈 부익부가 되겠죠. | ||
김정호 | 그런데 투자개방형 병원을 새로 들어온 사람에게만 허용하고 기존에 있던 사람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안도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
박양동 | 제 개인적인 생각은 제주도나 인천에서 한두 군데 영리병원을 만들고 나서 일단 한 번 해보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 지, 어떤 장점이 있는 지 해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
김정호 | 맞습니다. 일단 부분적으로 한 번 해보면 다른 곳도 해야 될지, 말아야 할지 결과를 알 수 있을 테니까 그게 좋을 것 같고요. 그런데 제주도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 지금도 알 수 없죠. | ||
박양동 | 쉽지 않을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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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 아, 13조 적자입니까? | ||
박양동 | 12조 2천억이 2002년에서 2005년까지 누적적자입니다. | ||
김정호 | 2002년에서 2005년까지 12조 2천억 누적적자. | ||
박양동 | 네. 그 중에서 국가 국고의 지원액 13조 4천억을 빼버리면 이렇게 되는 거죠. 그래서 건강보험이 지속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부터 다시 생각할 때가 왔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단위보험체재 하에서 이런 보험 재정 가지고 모든 것을 커버한다는 출발 자체가 문제점이 있는 거죠. | ||
김정호 | 그럼 앞으로 점점 더 세금을 내서 의료보험 재정에 투입하는 그런 구조가 될까봐 걱정하시는 건가요? | ||
박양동 | 그런 부분도 있고, 그리고 지난번에 조선일보의 앙케이트 결과 국민들은 60% 지금 보험료를 2배 이상 올리는 것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 ||
김정호 | 그렇죠. 돈을 더 내는 것을 싫어하죠. | ||
박양동 | 더 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그러면 이 재정 확보 방안이 지금 단위보험체재 하에서 보험금만 거둬가지고 이 보험 시스템을 유지할 수가 판단됩니다. | ||
김정호 | 그러니까 계속 적자는 쌓이게 된다는 말이죠? | ||
박양동 | 그렇습니다. | ||
김정호 | 그러면 세금 거둬서 그 적자를 메우던지, 아니면 의료보험료를 올리던지 해야 하는데 보험료를 올리는 건 정말 어렵고. | ||
박양동 | 네 어렵습니다. | ||
김정호 | 그렇다고 재정에서 오는 것도. | ||
박양동 | 그것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죠. | ||
김정호 | 그러니 진퇴양난이군요. | ||
박양동 | 지금 그런 상황이 왔습니다. |
김정호 | 네. 수가를, 예전에 보니까 그런 얘기를 들었는데 망아지를 낳을 때는 얼마를 받는데. | ||
박양동 | 그것은 극단적인 표현이구요. 지금 경남의 20개 시군 중에서 산부인과 의사가 없는 곳이 한 8곳이 되거든요. | ||
김정호 | 20개 시군 중에 8군데가 산부인과 의사가 없다. | ||
박양동 | 네. 그래서 지금 경상남도에서 움직이는 산부인과 차를 만들었어요. | ||
김정호 | 지금 산부인과로 그렇게 안 가려고 이유가 의사들이, 그러니까 지원을 안 하는 거죠? 산부인과 전공의로. | ||
박양동 | 전체 출산율이 1% 미만이고, 수가가 낮기 때문에. 그 다음에 의료 사고 리스크가 가장 많은 과기 때문에. | ||
김정호 | 아이 낳으면서 사고가 많이 생기는 군요. | ||
박양동 | 사고 많이 나고, 지금 있는 여러 가지 제도적 미비 때문에 적절한 보상 체제도 세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산부인과가 굉장히 힘들죠. | ||
김정호 | 안 가려고 하는 과가 또 어디 있습니까? | ||
박양동 | 산부인과, 흉부외과, 소아과 이렇게. | ||
김정호 | 소아과. 박양동 원장님은 소아과시죠? 아주 훌륭한 일을 하고 계시네요. 사회봉사를 하고 계신 셈인데. 보통 일반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하면 사람들이 안 가려고 하는 데는, 그러니까 의사들이 지원을 안 하려고 하는 과는 의료 수가 또는 진료비가 올라갈 거예요. | ||
박양동 | 네 일시적으로. | ||
김정호 | 그래야 거기를 가겠죠. 사람들이. 의사들이 지원을 하겠죠. 그런데 지금 보험 수가로는 전혀 의사들을 유인하거나 거기에 가고 싶게 하는 마음이 전혀 들지 못하게 하는 거예요? 수가가? | ||
박양동 | 수가 뿐 만이 아니고 전체 출산율이 워낙 적으니까요. 사실 시골에 산부인과를 개설하려면 최소한 한 달에 분만 수가 20~30건이 돼야 되는데, 한 건 두 건 가지고는 병원을 유지할 수가 없죠. 그래서 그런 수가를 100% 올린다고 해서 병원을 개설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죠. | ||
김정호 | 그럼 4개 군, 5개 군 이렇게 통합해서 의사를 한 명 두거나 이런 식으로 해야겠네요. | ||
박양동 | 지금 복지부에서 전체적으로 몇 개 보건소하고 산부인과를 클리닉 차원에서 지정 병원으로 지정하고 있는데, 아마 앞으로도 그렇게 되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
김정호 | 그렇군요. 요즘 보니까 유행어처럼 그렇게 되던데. 피안성? 의사들이 피안성으로는 많이 가고. | ||
박양동 | 네.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 ||
김정호 | 피부과라던가 안과, 성형외과는 의사들이 좋아하는 모양이죠? | ||
박양동 | 아주 선호하죠. | ||
김정호 | 편해서 그런 건가요?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많이 됩니까? | ||
박양동 | 일단은 제도권 밖에 있으니까요. | ||
김정호 | 보험이 적용 안 되는 것들이 많죠? | ||
박양동 | 안 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자본주의 국가에서 이익 추구하는 데는 딱 맞는 과죠. 당연히 그 쪽으로 갈 수 밖에 없죠. | ||
김정호 | 피부과는 피부 미용 뭐 이런 거죠? | ||
박양동 | 네. 피부과는 피부 미용 관리. | ||
김정호 | 성형외과는 그야말로 성형수술 하는 거구, 안과는? | ||
박양동 | 라식, 라섹이 비급여 파트이기 때문에. | ||
김정호 | 아 그래서 전공이 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어찌 생각해보면 좀 사치스러운 의료행위일 수도 있겠네요. 그렇게 표현해도 될까요? 하여간 목숨이 위태롭거나 그런 것과는 관련 없는 그런 것이기 때문에 보험에서 제외시켜 버렸는데, 오히려 그러니까 의사들이 거기에 더 지원을 많이 하는 거죠. | ||
박양동 | 네 맞습니다. | ||
김정호 | 참 역설적인 거예요. 사실은 생명하고 직결되는 데에 의사들이 더 많이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 ||
박양동 | 환자들 입장에서는 훌륭하고 괜찮은 의사들이 응급학과나 흉부외과나 소아과, 산부인과. 사실 정상적인 분만 과정 중에서 얼마나 리스크 안을 일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출산 당시에 산부인과 선생님이 안 계신다, 없을 때는 그런 상황이 끔찍하죠. | ||
김정호 | 수가를 낮춰놓긴 해야 하는데, 수가를 낮추니까 그것을 누리는 사람은 좋지만 그 수가를 받아야 되는 의사들의 입장에서는 그것보다는 보험 적용 안 되고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그런 쪽으로 가고 싶어 하는 그런 것이 참 딜레마인 것 같습니다. 요즘에 주치의 제도, 만성질환자 단골의사 제도 이런 새로운 제도들이 논의되고 있나봐요. 그런 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
박양동 | 물론 치료는 세계적인 트렌드는 예방학, 미리 관리하는 부분이 필요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전문의가 90%거든요. 그 90%가 전부 다 일선에 개업을 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수준 높은 주치의를 지역마다 다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 ||
김정호 | 아, 그렇습니까? | ||
박양동 | 그래서 주로 주치의 할 수 있는 과는 내과, 가정의학과, 일반외과 선생님, 또 오랫동안 개인의원을 오픈하면 대부분 그 정도 수준에서는 다 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이 상황에서 주치의 제도를 해야 하는 필요성이 과연 있을까 의문스럽습니다. | ||
김정호 | 그러니까 이미 주치의 제도가 있는 것과 비슷하다 이 말씀이시네요? | ||
박양동 | 그렇습니다. | ||
김정호 | 이 상태에서 주치의 제도라는 것을 제도적으로 들여오게 되면 강제적으로 배정하는 셈이 되겠군요. 누구는 이사람 주치의 해라 이런 식으로. | ||
박양동 | 네. 일종의 선택권 박탈이죠. |
김정호 | 결과적으로는 왜 했는지를 알 수 없는 그런 제도가 되어버렸군요. | ||
박양동 | 네. 굉장히 고비용 저효율의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지금 일본에서는 선택 분업을 하고 있거든요. 환자들이 약국 가고 싶으면 약국으로 가고, 병원에서 약 받고 싶으면 받는 건데. 특히 우리나라에서 만성질환자가 상당히 많잖아요. 지금 혹시 조제료가 1년에 얼마나 들어가는지 알고 계시나요? | ||
김정호 | 조제료요? 조제료라고 하는 거는 병원 가서 처방받을 때. | ||
박양동 | 아니, 약국에서 약을 조제 받았을 때 약값 말고 지불할 수 있는 기술력이죠. | ||
김정호 | 아 그런 것이 따로 있나요? 모르겠습니다. | ||
박양동 | 1년에 3조 정도 들어갑니다. | ||
김정호 | 그러니까 약사한테 그 돈을 따로 줘야 하는 겁니까? | ||
박양동 | 그렇습니다. 3조 정도 들어가고 있는데, 우리가 세계적으로 봤을 때 유일하게 날짜별로 조제료를 지불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하루치는 얼마, 한달치는 얼마 이렇게 주는 나라가 우리나라 밖에 없어요. 그게 무슨 얘기냐 하면요. | ||
김정호 | 네. 뭐 열흘치의 약을 받는다 그러면? | ||
박양동 | 10일치의 조제료를 받습니다. | ||
김정호 | 하루당 조제료가 얼마씩이다 정해져 있는 모양이죠? | ||
박양동 | 맞습니다. | ||
김정호 | 그게 의약분업 제도의 일부인가요? | ||
박양동 | 네. 그래서 사실 지금 약제비의 상당 부분이 고혈압, 당뇨병 만성질환자잖아요. 그럼 그 분들이 한 달씩 약을 가져가는데, 그리고 평생 동안 약을 먹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조제라는 개념은 여러 가지 약을 섞어서 그 약에 대해서 복용 지도하고 그렇게 해야 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약 30개 들어있는 한 갑 주면서 30일치 기술료를 지급하고 있거든요. 국민들이 그걸 부담하고 있죠. | ||
김정호 |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의약분업 제도로 인해서 국민 부담이 굉장히 많이 늘어난 셈이네요. | ||
박양동 | 많이 늘어났습니다. | ||
김정호 | 아까 말씀하셨듯이 환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상당히 좋을 것 같은데요? | ||
박양동 | 이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 ||
김정호 | 그러니까요. 국민의 관점에서 바라봐야죠. 언젠가는 이렇게 불편하고 부담이 많고 그런 제도라면 이 문제가 다시 등장할 때도 있겠군요. | ||
박양동 | 이제 조만간 재정이 부족하니까요. 한 5년 뒤면 재정이 펑크 나게 되어 있습니다. |
김정호 | 현재대로라면 지속가능하지 못 하다는 그런 생각이신가요? | ||
박양동 |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피해가 반드시 모든 사람에게 가게 돼 있거든요. | ||
김정호 | 그렇죠. | ||
박양동 | 그래서 지금 12조 정도 재정이 부족한 상황에서 누가 부담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하고, 단위보험체재 하에서 한계가 있는 재원가지고 살림살이를 꾸려갈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외의 부분, 민간보험 부분이라던 지 여러 가지 보완적인 부분을 보충하지 않으면 지금 의료보험시스템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
김정호 | 듣고 보니까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이라고 하는 게 재정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이군요. 뭔가 결단을 내려야 하고. 앞으로 하실 일이 굉장히 많으실 것 같습니다. | ||
박양동 | 열심히 해야 되겠죠. | ||
김정호 | 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 ||
박양동 | 감사합니다. | ||
김정호 | 오늘 의료와 사회 포럼의 박양동 대표님 모시고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전반적인 문제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우리가 의료제도를 다시 한 번 살펴봐야 될 필요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 가장 큰 것이 바로 건강보험의 재정 문제이군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