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렬 목사(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가 지난 6월 중순 밀입북을 하였다. 밀입북 과정은 보도되지 않아 그 과정은 모른다. 다만 6월 1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남조선 통일인사 한상렬 목사가 평양에 도착해 비행장에서 안경호 위원장을 비롯한 6.15공동선언 북측위원회 성원들이 그를 동포애의 정으로 맞이했다”고 보도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이 소식을 알게 되었다.  

한국진보연대의 지역 단체인 전북진보연대는 “남북관계 경색에 힘들어 한 한상렬 목사가 결단을 내린 것 같다”며 “진보연대도 이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한 목사가 조직에 피해 가지 않게 혼자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입장을 밝혀왔다. 또한 한국진보연대 역시 "6.15공동선언 이행에 대한 한상렬 목사님의 집념과 신앙인의 고뇌에 공감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한 목사의 불법 방북을 보면서 세 가지 생각에 마음이 짠했다.

첫째는 '한 목사의 모습이 불쌍하다’이다. 사람은 어디까지 외곬수가 될 수 있을까.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의 모습이 바로 한 목사가 아닐까 싶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6.15를 부인하고 파탄시켰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과연 이 말이 사실일까? 핵무기를 개발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실험하여 남북관계를 어렵게 한 것은 김정일 정권 아닌가? 주민들의 생존권보다는 정권의 안위를 더 중요시했던 것이 김정일 정권인데 왜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비난하는가?

한 목사가 이번 방북에서 만날 사람은 통일전선부 요원들 밖에 없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6월 27일 평양 칠골교회에서 일요예배에 참가해 기도를 한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 종교의 자유는 허락되지 않는다. 우리는 기독교 등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이미 정치범수용소에 가 있다는 것을 여러 사람들의 증언에서 알 수 있다. 예수를 믿지 않는 가짜 교인들 속에서 정중히 기도를 하는 그의 사진은 가련하게만 느껴진다. 그는 무엇을 위해 십자가 앞에서 기도를 드렸을까? 그리고 예수님은 '신앙인의 고뇌에 빠졌다’는 그의 모습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지금의 북한은 지난 80년대 말 문익환 목사나 임수경씨의 방북 때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 또한 북한 사람들도 많이 변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 한 목사 등이 탈북자에게 관심이 없는 것처럼 북한 민중 역시 한 목사 등에게 관심이 없다. 다만 정권에 이용당하는 모습을 불쌍하게 바라볼 뿐이다. 

둘째는 '한국의 김정일 추종자들이 다시 한 번 북한 주민들에게 죄를 짓고 있다’라는 것이다. 탈북자 이만 명 시대가 얼마 멀지 않았다. 한 목사 등은 그들이 왜 탈북을 했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에는 관심도 없다. 필자가 보고 들은 바에 의하면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북․중 국경을 넘고 있다. 또한 말도 안 통하는 중국 등 제3국에서 힘들게 살며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좌파들은 탈북자와 관련된 이야기는 아예 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좌파들이 특히 중요시해야 하는 것이 민중의 이익과 생존권 아닌가? 그런데 왜 그들은 북한 민중의 말은 들으려고 하지도 않을까? 탈북자들을 북한사람으로 보지 않아서일까? 하지만 탈북자들의 상당수 가족이 아직 북한에 남아 있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은 언젠가 한국만큼 발전할 자신들의 고향에 가 있다. 그들은 엄연한 북한 출신 사람들이다. 

그는 8.15를 맞이하여 휴전선을 통해 돌아온다고 한다. 물론 돌아오면 법에 의해 구속될 것이다. 누구를 통해 입북했는지도 명확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목사를 좋아하거나 이용하려는 세력에 의해 석방운동이 벌어질 앞으로의 그림들이 눈에 선하다. 그들은 아마 '한상렬 목사 모범 따라 6.15선언 이행하자’라는 구호 등을 내세울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렇게 그와 그의 동지들은 세상 속에서 잊혀질 것이다. 그리고 역사 속에서 '독재자를 옹호하다 독재자의 기만에 이용당한 사람들’이라고 평가 받을 것이다. 이것이 내 마음을 짠하게 하는 세 번째 이유이다. '소영웅주의’를 가졌던 사람들의 말로는 비참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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