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 대통령의 방한으로 5일 촛불집회와 맞불집회가 함께 열렸다.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는 시민단체들... 객원기자는 현장을 찾아가 양쪽 진영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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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진영, 시종일관 합법적 테두리서 집회 마무리
반미진영, 서울시내 곳곳 교통마비·불법·폭력 일관

부시 미 대통령 방한 첫날인 5일 수도 서울에서는 방한을 찬성하는 자유진영 집회와 반대하는 반미진영의 ‘맞불집회’가 불과 400여 미터 거리를 사이에 두고 동시에 개최됐다.

뉴라이트전국연합·국민행동본부 등 374개 자유진영 시민단체로 구성된 ‘부시환영애국시민연대’(이하 애국연대)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시청 앞 광장에서 3만 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부시 대통령 환영 문화제’를 열고 한미동맹 강화와 촛불집회 중단을 촉구했다.

20~40대 청장년층과 50~70대 노년층이 한데 어우러진 이날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한 손에는 태극기를 한 손에는 성조기를 들고 부시 미 대통령을 환영하는 목소리를 하나로 모았다.

이상훈 전 국방장관 “햇볕정책 파산 선언해야”

이상훈(애국연대 대회장) 전 국방부 장관은 이날 대회사에서 “이제 노병은 집에서 편히 쉬며 국가 발전을 감상하게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노무현 전 대통령 때보다 더 시끄러워지고 있다. 이렇게 다시 시청 앞으로 나오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촛불집회 주도세력을 겨냥, “친북좌파세력이 활개치고 있어 대한민국은 벼랑 끝 위기에 몰려 있다”면서 “한미동맹을 이간질시키고 분열시키는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대한민국의 적(敵)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 햇볕정책의 파산을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미국의 3억 인구 중 광우병으로 죽은 사람이 한명도 없는데 계속 촛불집회를 하는 친북세력을 엄단해야 한다”면서 “촛불을 중단하지 않으면 KBS·MBC를 포함한 좌파 세력을 애국시민의 이름으로 일반 국민의 생존권을 위해 우리가 처단하자”고 외쳤다.

격려사에 나선 박세직 재향군인회장도 “국민들을 온갖 거짓 선동으로 광우병 공포에 떨게 하고 이 나라 경제를 파국으로 내몰고 간 세력이 있다”며 “이 나라가 북한의 사주를 받은 반미좌파 세력에 의해 짓밟히고 농락당하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홍도 목사 “우리는 미국의 관용에 감사해야”

미국에 대해서는 고마움을 표하며 한미동맹 강화를 피력했다. “2차 대전 때 미국이 일본을 패망시키지 않았다면, 지금 독도가 문제가 아니라 일본천황 만세를 불러야 되는 신세가 되었을 것”이라면서 “6·25때도 미국이 수많은 젊은이들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주지 않았다면 우리 모두는 지금 김정일의 노예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한미동맹을 이간시키고 미국을 주적으로 몰아가는 세력, 그들이 바로 우리 주적”이라며 이들에 대해 “마땅히 국민의 이름으로 철퇴를 가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노무현 정권 5년 내내 자유진영 시민단체들이 주최한 집회에 빠짐없이 참석했던 금란 교회 김홍도 목사는 이날 행사에도 어김없이 참석했다.

김 목사는 “미국은 6.25전쟁 당시 우리에게 밀가루·옥수수가루·우유가루 등 많은 곡식을 줬다”면서 “나도 그때 미국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굶어죽었을 것이다. 우리는 미국의 관용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이어 “버지니아 공대 조 모 군이 미국인들에게 총을 난사해 사람을 죽였어도 미국은 한국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은 미선이 효순이가 주한미군 군사훈련 중에 죽었다고 1년이 넘게 촛불을 들었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갑제 대표 “불법집회에 엄격한 공권력 투입해야”

대표적 반공(反共)보수 언론인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트루먼·아이젠하워 등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과 맥아더·벤 플리트 장군 등 군(軍) 관련 핵심 인사들을 언급하며 “이들이 있어 현재의 자유 대한민국이 있도록 도와줬다”고 언급했다.

조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은 ‘미친개에는 몽둥이가 최고’라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말을 마음에 잘 새겨야 한다”고 밝힌 뒤, 촛불집회 주도세력을 겨냥해 “깽판·선동·난동 세력에게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엄격한 공권력으로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는 참석자들이 ‘세계최강 한미동맹 강화’, ‘불법폭력 엄단·법질서 회복’, ‘촛불 난동 중단’ 등을 골자로 하는 구호를 함께 외치는 것으로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마무리됐다. 이후 오후 7시 부터는 뽀빠이 이상용 씨의 사회로 ‘문화공연’이 이어졌다.

한편, 오종렬·한상렬 등 극좌(極左) 인사들이 주도하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파병반대국민행동’,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등의 친북반미 단체들은 이날 오후 7시 청계광장에서 ‘부시 방한 반대’ 및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반미 집회를 열었다.

반미집회, 주최 측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인원 참석

2700여명(경찰추산, 주최 측 추산 7000여명)의 반미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당초 주최 측이 예상한 1만 명에 훨씬 못 미치는 인원이 참석했다.

특히 집회현장에는 이적(利敵)단체인 한총련을 비롯, 통일선봉대(한총련 하부조직)·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다함께·민주노동당 등 각종 친북반미단체와 정당의 붉은 깃발이 나부꼈다.

이와 함께 집회 참가자 중에는 주황색과 붉은색 손수건으로 복면을 하거나 붉은색 조끼를 맞춰 입은 전문 시위대와 조직 차원의 참가자들이 눈에 띄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자유진영 집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불법 시위가 주특기인 이들은 집회를 시작한 지 1시간 30분 만에 폭도로 돌변해 무교동길 입구로 나와 경찰을 향해 소주병과 사이다병, 돌 등을 던지면서 경찰과 충돌했다.

촛불세력 산발적 시위로 서울 시내 ‘교통마비’

이에 경찰은 방송을 통해 시위대에 해산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 포위망을 피해 거리행진에 나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이며 서울시내 교통을 마비시켰다.

이에 경찰은 오후 8시 10분경 불법 시위대를 겨냥해 물대포를 발사하며 불법 시위자 연행에 나섰다. 특히 경찰은 이날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경찰관 기동대’를 출동시켜 휴대용 ‘색소분사기’를 사용해 적극적인 불법시위자 검거에 나섰다.

경찰이 이처럼 강경하자 나오자 시위대는 청계천으로 내려가 종로 1가로 진출한 뒤, 종로와 을지로·퇴계로·충무로 등지를 옮겨 다니면서 도로를 점거하는 등 불법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그러나 이들에 대해 해산과 검거를 시도하는 등 압박에 나서 민노당원 20여명을 포함 총 120여명의 불법시위자들을 현장 검거했다. 결국 오후 11시가 넘어 시위대는 전열이 흐트러졌으며 경찰에 의해 대부분 인도로 밀려난 뒤 흐지부지 불법집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경찰(225개 중대, 병력 2만4천명 투입)은 이날 주요 집회가 열리는 청계광장과 서울광장 사이가 400여m에 불과한 만큼 자유진영과 반미진영의 물리적 충돌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집회에서 좌우 양 진영의 충돌이 발생하지 않은 가장 큰 원동력은 경찰의 엄정한 공권력 투입, 그리고 자유진영 시민단체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자유진영의 집회는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를 밝혀 준 의미 있는 행사였다.

김필재 / 객원기자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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