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정치적 이익도 따르기 때문

최근 남북한의 경제관련 기사에서 공통되는 단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중국에 대한 의존심화’라는 말이다. 관련 기사들을 살펴보자.

먼저 북한의 경우 중국의 동해안 진출을 가능하게 하는 '나진항 1호 부두의 20년 사용권’ 보도는 우리를 놀라게 했다. 또한 '신압록강 대교’를 중국 자본으로 건설하고 태조 이성계가 조선 건국을 하게 되는 시발점이 되는 압록강의 '위화도’나 '황금평’ 개발권을 중국에 넘겼다는 기사들이 있었다. 마치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를 높이려는 중국에 대한 걱정은 '동북공정’ 등의 말과 결합되면서 불안감을 유발한다.

한국 역시 일부 언론들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고 쓰고 있다. 한중양국의 교역액이 92년 중국 수교 당시 64억여 달러에 불과했지만, 08년에는 1683억여 달러로 약 26.4배 성장했다고 한다. 03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대상국, 2004년에는 최대교역국으로 부상하였으며 2007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최대 수입대상국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중국 경제 상황의 변화에 따라 우리 경제의 취약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이 미국의 압력으로 위안화를 절상하게 되면 중국의 수출입 규모가 줄고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교역조건과 무역수지도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세운다.

마치 미국과 함께 G2가 되어가는 중국의 블랙홀으로 한국과 북한 모두 빨려 들어가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러한 상황을 더욱 진전시켜서는 안될 것 같다는 경각심을 우리에게 주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은 맞는 부분도 있지만 틀린 것도 있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긍정적인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점점 세계화 되어가는 상황에서 교역 비중이 높아진 중국의 위기는 한국에게도 영향을 주는 것은 필연적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것은 맞다. 또한 인도나 남미 등으로 교역 상대국을 다각화 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 접근일 수 있다. 북한의 경우에도 점점 최악으로 치달아가는 경제상황 때문에 북한이 중국의 경제식민지가 될 것 같다는 우려도 일각 의미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한국이나 북한 모두 중국과의 교역을 강화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그것은 경제적인 부문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영역에서도 그러하다. 먼저 경제적인 관점에서 살펴보자.

북한이 최악의 경제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큰 힘은 중국과의 밀무역 때문이다. 공식이건 비공식이건 중국으로부터의 식량 수입은 식량난으로 굶주린 북한 주민들에게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대북 투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어떻게든 다른 기회가 생겨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김정일 정권이 체제 유지차원에서 수위를 조정할 수 있겠지만, 또한 이러한 조치가 정권을 연장시킬 수도 있겠지만, 북한 경제 활성화의 최대 수혜자는 북한 주민들이기 때문에 중국의 대북 교역강화는 더욱 필요하다.

이것은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한국 경제에서 중국과의 교역이 큰 부문을 차지하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미국과 일본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중국이 최대 교역국이 된 것이다. 중국의 경제성장은 우리에게도 큰 기회가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앞에서 언급한 위기 요인은 최대한 주의해야겠지만,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중국경제와의 관계 밀착을 통해 한국 역시 경제 발전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이번에는 정치적 관점에서 이로운 점을 이야기 해보자. 시한폭탄 같은 김정일 정권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상황은 늘 한국에게 안보불안의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현재 한반도 정세에서 가장 부각되는 것은 6자회담이 언제 개최되는가이다. 그런데 6자회담에서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는 국가가 중국이다. 또한 중국은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이며, '조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으로 남북의 전쟁이 발발하게 되면 한국의 적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경제발전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는 중국 공산당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피난민 등으로 동북3성의 혼란도 있을 수 있겠지만, 한반도의 현상유지가 중국의 국가발전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중 교역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의 한국 교역 비율도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대북 경제투자나 한국과의 무역을 더욱 강화하는 것은 자국의 발전에도 유리하겠지만, 한반도의 위기 상황이 오지 않을 가능성을 더욱 높게 만들 수 있다. 김정일 정권 단독으로 한국을 공격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이건 북한이건 중국과의 경제교류는 강화되어야 한다.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이나 북한 모두 경제적으로 이익이 있을 것이며, 중국과의 경제 교류가 커질수록 그만큼 한반도의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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