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많지만 중요한 서울시 교육감 선거
7월 30일은 최초로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있는 날이다. 서울시 교육감은 1년간 약 6조원의 예산을 다루고 초중고교 교육의 전권을 행사한다. 교장을 포함하여 공립학교 교원 55.000명에 대한 인사권을 갖으며, 특수목적고를 지정하거나 0교시 수업, 학교선택제 등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특히 서울시 교육청의 정책은 각 시도 교육청이 따라할 만큼 교육에 있어서 큰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서울 시내 곳곳에 후보들의 현수막이 달려 있어 선거 분위기가 띄어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보이고 있다. 후보들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그것들을 먼저 짚어보기로 하겠다.
# 홍보부족과 관심 부족
이번 선거는 2006년 12월 '지방교육 자치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학교운영위원을 통한 간접선거에서 주민 직선제로 바뀌었다. 그러나 문제는 거의 홍보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각종 선거에서 제기되는 문제이지만, 이번 선거는 특히 선거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운동기간은 10일밖에 되지 않는다. 7월 말에서 8월 초가 휴가의 절정이라는 것과 평일인 투표일도 그러하다. 지난 6월 25일에 치러진 충남 교육감 선거 율은 17.2%의 투표율 밖에 되지 않았으며, 7월 23일의 전북교육감선거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에 선출될 교육감이 얼마나 민심을 대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또한 시민들이 교육감의 역할과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것 역시 큰 문제이다. 6명이나 입후보를 하였지만, 후보자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를 만큼 그들만의 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 대표적인 탁상행정, 전형적인 세금낭비
이번 민선 교육감은 미처 2년이 안되는 짧은 기간만 재임하게 된다. 2010년 5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새로운 선거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 교육감이 차기 거에서 낙선할 경우 불과 2년 만에 교육정책이 바뀌게 되어 일선 현장의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선거관리비 200억 원과 후보자 비용 120억 원 등 총 32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선관위에서는 밝히고 있다. 대표적인 탁상행정에 따른 전형적인 세금낭비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애매한 기준과 교육현실과의 괴리
그 누구도 교육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헌법역시 31조 4항에서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지방교육자치법 역시 24조에서 교육감 후보자는 후보자 등록신청일로부터 과거 2년간 정당의 당원이 아니어야 함을 정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선거가 어느 선거 못지않게 정치성을 띠고 있다는 데에 있다.
주경복 후보는 이번 선거를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미친교육이라고 폄훼하며 선거를 중간 평가의 분위기로 몰아간다. 공정택 후보는 광우병 관련 촛불시위를 비판하며 전교조대 반전교조로 선거판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물론이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역시 자신들의 정책과 비슷한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언론과 시민단체들도 마찬가지이다. 서로가 보이지 않게 때로는 노골적으로 특정 후보를 띠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지난해 위의 지방교육자치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헌법재판소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입법목적과 방법이 적절하다”면서 “교육감 후보자의 불이익보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라는 공익이 더 크다”라면서 기각했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게 돌아가는 형편이다.
교육정책을 기준으로 뽑아야 한다지만, 정책선거를 해본 경험이 없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이상적인 요구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정책의 근본은 철학이 될 수밖에 없다. 새로운 교육감은 자신의 교육 철학에 맞게 정책을 만들 수밖에 없다. 교육은 중립적이어야 하지만 교육감 선거는 중립적일 수 없는 이유이다. 정당대리전이니 정치화가 우려되는 상황은 직접 선거를 선택한 조건에서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차라리 다음 선거부터는 정당에 의한 후보추천제나 단체장의 러닝메이트로 선출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아직은 끝나지 않았지만 이번 서울시 교육감선거는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그래서 다음 선거에서는 개선되어야 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감이라는 중요한 위치는 우리에게 합리적인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나아가서는 한국의 백년을 위해 소중한 한표를 던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