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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명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정부
저     자 최광
출 판 사 율곡출판사
출판년도 2009. 7
추 천 인 정종필
기     타 등록일 : 2009-09-09   /   조회수 : 154회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해결사가 아니다

작년 불어 닥친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 각국이 내놓은 처방은 '케인즈의 소환’이었다. 한 때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작은 정부의 목소리는 수그러들고,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큰 정부를 자처하며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 있을까? 여기에 저자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위기를 겪으면서 스스로 진화하고 발전한다고 답한다. 또한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해결사가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제도이며 그 중 헌법을 들고 있다.

저자는 한 나라 구성원의 공동성을 구현하는 헌법이야 말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는 9차에 걸친 개헌을 거치며 헌법 속에 확실히 녹아들었지만, 이에 비하여 자본주의에 대한 개념은 큰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에 대한 원인으로 첫째, 개헌이 권력구조 중심으로 진행되어왔으며 둘째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본질과 정부의 존재이유에 대한 무지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 나라에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뿌리를 내리려면 그에 대한 명확한 개념정립과 함께 이를 토대로 한 헌법 개정에 이르러야한다.

정부가 무엇을 할지 생각하지 말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를 생각하라

이 책은 객관적인 자료를 통한 저자의 분석을 토대로 논의를 전개해나간다. 분류하자면 크게 두 부문으로 나뉘는데 저자는 헌법에 대한 논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독자들에게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전달한다. 아마도 정확한 개념정립 없이 진행하는 헌법개정논의는 껍데기에 불과하기 때문일 것이다. 기초 지식들의 전달을 통해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독자 스스로 논의에 참여해 볼 수 있다.

2장에서 정부에 대한 여러 관점을 제시한 후 정부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원인과 작은 정부를 지향해야 하는 이유를 통해 뒤에서 다룰 헌법개정논의의 초석을 다진다. 이 책을 관통하는 큰 줄기인 “정부가 무엇을 할지 생각하지 말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를 생각하라”는 것이 이 장을 통해 잘 드러난다. 3장에서는 사유재산권의 부여와 선택의 자유가 경제적 번영을 이끄는 원동력임을 설명한다. 이 장에서는 자본주의에 반하는 시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비판을 비판하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라고해서 그 주장이 다 맞는 것은 아니다”라는 구절이 인상 깊다. 한국의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진단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일반 대중이나 정책 입안자들의 무지와 반시장적 편향성은 결국 외환위기 이후부터 시행된 반시장적 정책을 지속시켜 왔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란 흐르는 물과 같다

저자는 이 책의 부제 중 하나인 '근원적 고찰’이 끝난 후 5장부터는 '헌법적 실천’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논의를 한다. 가장 중심에 서있는 부분은 헌법 제 119조 1항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와 119조 2항“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로 저자는 이 두 조항이 원칙과 예외 관계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119조 2항이 자칫 시장보다 정부의 역할을 더욱 강조하는 되는 누를 범하여 정부의 규제를 정당화시키는 조항의 오용을 부르기 때문에 반드시 폐지 혹은 개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또한 저자는 헌법 제 119조를 제외하고도 많은 경제·재정관련 조항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주요국과의 비교를 통해 진단한다.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소련, 중국 등과 헌법 경제조항을 비교한 결과 독일과 대만을 제외하면 우리헌법만큼 경제에 관한 규정이 상세한 국가는 없다는 조사결과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가? 자유주의 시장경제 체질이 강한 국가일수록 헌법상 경제 규제가 존재하지 않거나 미약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부가 무엇을 할지 생각하지 말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를 생각하라”가 증명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란 본래 흐르는 물과 같아 넓은 바다를 만나면 바닷물이 될 수 있는, 즉 저자의 말처럼 스스로 진화를 하는 것인데, 정부가 만든 조항에 갇혀 좁은 시냇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묻는다. “우리가 언제부터 잘 살게 되었는가?”, “남한과 북한의 생활수준은 왜 천양지차인가?” 어렵지 않은 질문이지만 우리는 쉽게 잊고 살아왔다. 개헌논의를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의 위정자들을 비롯한 국민들에게 던지는 질문이 아닐까 생각하며 이 책을 권한다.

추천인 : 정종필

- 목 차 -

제1장 부국안민: 시장경제 및 정부와 헌법
제2장 정부 및 시장과 관련한 기본적 논의
제3장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
제4장 정치논리와 경제논리
제5장 헌법의 경제관련 조항의 문제점과 개정 방향
제6장 헌법의 재정관련 조항의 문제점과 개정방향
제7장 우리나라 사전 및 경제원론 교과서에서의 경제체제와 정부에 대한 서술 및 논의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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