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통과되면 기득권 세력의 노예가 될 것이라 주장

총파업 선언에 앞서 민주노ㅇ총 지도부 삭발식 진행, 쌍용차 사태 언급
야 4당 대표 국회의원 반기업 정서, 반정부 투쟁 발언 이어져


21일 오후 3시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언론노조 3차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원 2000여명과 함께 MBC 본부를 비롯한 지역 MBC, SBS 본부, YTN 지부, EBS 지부, OBS 지부, CBS 지부, 한겨레, 경향신문을 포함한 각 지역신문 지부들의 깃발 30여개가 나부꼈다. 무대에는 '언론악법 폐기 직권상정 반대’ '죽을 수는 있어도 물러설 수는 없다’는 투쟁적인 문구를 담은 대형 현수막도 내걸렸다.

행사 사회자는 “현재 한나라당과 정부는 호시탐탐 언론악법 직권상정을 노리고 있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 투쟁을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쌍용자동차 파업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 정책부장의 아내가 정부와 사측의 협박을 못 이겨 '자결했다’며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을 마치 숭고한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처럼 묘사하는 편향을 낳기도 했다.

민주노총․언론노조, 정부와의 투쟁의지 밝혀

총파업 선언에 앞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수석부위원장, 사무처장 3명이 조합원 2000여명이 보는 앞에서 단상에 올라 삭발식을 단행했다. 삭발식을 진행하는 자리에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작년에 어린 여학생으로부터 시작된 100만개 촛불은 이명박을 끌어내기 위한 매개로 작용” 했다며 “우리는 이명박 정부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고 말해 오늘의 결의대회가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내기 위한 집회가 아닌 반정부 투쟁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최상재 위원장 역시 “지난 8개월간 언론 악법을 잘 저지해 왔다. 이러한 것들이 가능했던 이유는 광화문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시민, 용산 철거민, 전직 대통령, 쌍용자동차 노동형제, 87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미디어법 저지는 곧 반정부 투쟁이라는 공식을 성립시키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야당 국회의원들, 반기업 정서 그대로 드러내

대회사에 이어 야 4당 의원들의 연대사가 이어졌다. 제일 처음 연설을 시작한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언론은 시장경제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 보수 아닌 언론, 보수 아닌 자본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기업에 방송 넘기려는 음모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창조 한국당의 반 대기업 정서를 여실히 드러냈다.

민주당의 천정배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은 씩씩하다. MB악법 저지 위해 모든 것 걸고 사력을 다해, 목숨을 다해 싸울 것이다”고 했다. 그는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이 나라의 언론은 힘센 사람을 견지 하기는 커녕 국민들을 무릎 꿇리고 쇠뇌 시키게 되는 것이다. 기득권 세력의 노예가 되는 것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국민들로부터 설득력을 얻어내기 어려운 거침없는 말들을 쏟아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국회의원이 국회에 있지 않고 왜 길바닥에 나와 있느냐고 질책하는 국민들이 많다”며 '식물국회’, '국회 밖, 길거리 정치만 일삼는 야당’이라는 사회적 비판 여론을 의식하는 듯 한 발언을 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언론노조 총파업의 배후가 누구냐? 이명박 대통령 아니냐. 이명박 대통령의 배후가 누구냐. 조중동 아니냐. 알 만한 국민들은 다 안다”며 마치 조중동을 구독하는 국민들이 언론노조 총파업의 배후가 되는 것처럼 인식케 하는 발언을 했다.

야 4당 의원들의 연대사를 마친 뒤에는 MBC 이근행 본부장, EBS 정영홍 지부장, SBS 심석태 본부장을 비롯해 각 방송사 지부장들의 투쟁사도 이어졌다. 이후 '언론악법 직권상정’이라고 쓰인 얼음을 깨는 상징 의식과 함께 국회의사당을 향해 종이비행기를 날린 뒤 투쟁선언문을 낭독하는 것을 끝으로 결의대회를 마쳤다.


미디어법의 목적은 국민들에게 선택의 다양성을 주는데 있어

정부와 한나라당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미디어법은 과거 1980년 신군부가 도입했던 지상파 방송 독과점 시스템 변경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미디어법 통과는 방송 독과점 구도를 해체해 여론의 다양성을 실현하려는데 본질적 목적이 있다. 그러나 언론노조는 '조중동’ 친보수신문이 여론을 장악하려는 것이 본질이라 주장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관련 PD 수첩 보도에서도 나타났듯이 지상파 3사의 영향력은 한국사회를 흔들 정도이다. 이들에 의해 정보가 독점되고 왜곡되는 현실에 대해서는 아무런 비판도 없다. 더욱이 당사자인 MBC는 PD 수첩 왜곡 보도에 대해 사과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비춰보면 언론노조의 미디어법 반대는 자신들의 밥그릇 지키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문동욱,윤주용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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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동자대회’가 진행된 대전 도심에서 무장 시위 벌여
민주노총의 6월 총파업 전 정부를 압박하려는 시도로 분석
경찰, 극렬시위 주도자 32명 구속영장 청구하고 민주노총에는
민사상 책임 묻기로


지난 16일 대전 도심은 전쟁터로 변했다. 민주노총이 주관한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민주노총과 화물연대 조합원 7000여 명이 미리 준비해온 죽봉과 죽창 1000여 개를 휘두르며 경찰과 충돌해 도심 거리는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많은 부상자가 속출한 것이다.

죽창으로 무장한 불법폭력시위에 부상자 속출

민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이날 대한통운 광주지사 택배기사들의 복직투쟁을 벌이다 지난 3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종태 화물연대 광주지부 1지회장의 추모행사와 노동3권 보장을 위한 집회를 대전정부청사 광장에서 연 뒤, 거리 가두행진을 진행했다.

당초 이들은 경찰에 행진 코스로 대전정부청사에서 중앙병원까지 2개차로 약 6km를 신고했지만, 중앙병원 앞에서 사전에 신고하지 않았던 대한통운 대전지사쪽으로 행진을 시도해 경찰과의 충돌을 불렀다. 신고 장소를 벗어나 행진을 한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로 경찰은 즉각 길을 막아서며 폴리스라인 침범을 경고했다. 그러자 갑자기 시위대는 만장으로 사용하던 길이 4~5미터의 죽봉 1000여개를 바닥에 내리쳐 끝이 뾰족한 죽창을 만들며 무장을 하고 극렬시위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대전 도심은 무법천지가 됐다. 물대포를 쏘며 막아선 의경과 전경을 향해 시위대는 죽창을 찌르거나 머리 위로 무차별 내리 쳤다. 또한 경찰차량을 닥치는 대로 파손했다.

이 과정에서 수 많은 전경과 의경이 부상을 당했다. 서울 경찰청 소속 의경 한명은 죽창에 눈이 찔려 피를 흘렸으며, 또 다른 의경은 시위대측 방송차량에 치여 경상을 입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104명이 부상을 당했고 경찰버스 99대, 진압장비 155점이 파손됐다. 불법폭력시위로 검거된 민주노총 조합원은 457명이었다.

민주노총, 6월 총파업 격렬시위 예고

경찰은 시위에서 조직적으로 죽창이 휘둘러진 건 약 3년8개월만이라고 한다. 시위를 통제하는 경찰은 지난 해 광우병 사태 때 자주 등장한 쇠파이프보다 끝이 뾰족하고 긴 죽창을 더 경계한다. 전경과 의경이 쓰고 있는 보호구 앞면 격자망 사이로 갈라진 대나무가 들어오면 눈에 치명적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죽창을 등장시킨 이번 격렬시위는 민주노총이 6월 총파업 전 정부를 위협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비정규직법 개정안 폐기 ▲고용안전특별법 제정 ▲최저임금 보장 ▲쌍용차 정리해고 중단이 관철되지 않으면 6월 총파업과 함께 격렬한 시위가 벌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19일 서울 영등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민노총이 제시한 협상제안을 거부하거나 성과가 없다고 판단되면 다음 달 10일 '국민 촛불대행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정부 투쟁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교섭이 성사되지 않으면 다음 달 10일 이후부터는 투쟁의 강도가 현격하게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국가이미지에도 큰 손상 입힌 불법시위 그대로 둘 수 없어”

정부는 불법폭력 시위에 엄격하고 단호히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국무회의에서 "수많은 시위대가 죽창을 휘두르는 장면이 전 세계에 보도돼 한국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혔다"면서 "글로벌 시대에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런 후진성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검거된 457명 가운데 극렬행위 주도자 32명에 대해 우선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고, 또 미검거자를 끝까지 추적해 체포하고 배후조종 세력을 밝혀내겠다고 밝혔다. 시위를 주관한 민주노총에 대해서는 경찰 피해액과 관련해 손해배상청구 등 민사상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강필성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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