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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08 통합공무원노조, 반정부 투쟁 활동에 민주노총과 손잡아
  

보수우파, “철없는 딸이 강도에게 시집간 꼴”이라고 통합공무원노조 비판
통합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으로 국민세금이 노총 맹비로 쓰여져
'반정부 투쟁’을 목표로 삼고 있어 정부와 마찰 예상돼


24일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한낮에도 제법 가을다운 기운이 느껴지지만, 이곳에는 한여름 폭염 같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후끈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민공노),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 등 3개 공무원노조가 통합한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통공노)과 보수우파 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이 비슷한 시각, 같은 장소에서 상이한 기자회견을 연 것.

통합공무원 노조와 보수우파 시민단체 동시에 기자회견 가져

통공노는 “정부가 민주노총 가입을 빌미로 국민과 공무원노조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다”며 민주노총 가입은 정치행위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이에 보수우파 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은 “심한 좌편향을 보이며 체제 전복과 같은 정치적 목적의 파업을 선동하는 민주노총에 가입한 자체로 이미 정치적 중립성은 크게 훼손됐다”며 맞대응했다.

통공노와 보수우파 진영은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듯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는 없었지만, 불편한 기색 뒤로 숨은 '힐난’은 선명하게 주위를 감쌌다. 양측은 상대를 견제했고, 보수우파 시민사회단체 소속 회원과 통공노측 조합원 사이에 민주노총 가입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쟁’이 오가기도 했다.

통공노는 이미 26일 경기도 안양시청 대강당에서 '제1차 전국대의원대회’를 열어 통합공무원노조의 규약을 제정하는 한편 민주노총 가입을 확정하고서 통합 노조의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보수 우파, “통합공무원노조 문제는 철없는 딸이 강도에게 시집간 격”

보수우파 진영은 비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국민행동본부, 뉴라이트전국연합, 라이트코리아, 바른사회시민회의, 선진화개혁추진회의, 자유주의진보연합 등 보수우파 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은 “노동자의 권리에 앞선 공무원의 의무를 망각한 일탈(逸脫)행위”라며 “철없는 딸이 강도에게 시집간 격”이라고 일제히 성토한 데 이어 28일 통공노의 민주노총 가입에 대한 위법성 여부를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대검찰청에 제출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는 '공무원 정년폐지 운동’ 온라인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이에 진보좌파 진영의 걸음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공노에 대한 보수우파 진영의 '반발’에 '시대 지난 색깔론’이라고 성토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려는 것에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이다. 통공노의 민주노총 가입은 노정 갈등을 넘어 진보-보수, 좌파-우파의 대결로 또다시 귀결되는 모습이다.

사태의 핵심은 공무원 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한 것

문제는 공무원 노조가 '통합’을 했다는 게 아니라 '민주노총’에 가입했다는 데 있다. 전공노, 민공노, 법원노조 등 3개 공무원노조는 21일과 22일 이틀에 걸친 투표를 통해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을 결정했다. 통공노의 이같은 결정은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정치적인 반정부투쟁을 일삼은 민주노총과의 결합으로 노정 간 갈등이 첨예해지고 국정효율성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때문에 노사상생을 위해 민간 기업마저 두 팔을 걷어붙이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으로 '회귀’하는 것에 대해 전공노 부산 연제구지부장이 탈퇴를 선언하는 등 “시대역행적인 발상”이라는 비판이 내부에서 나올 정도다.

통공노의 '선택’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공직사회를 개혁의 대상으로 보고, 공무원 연금이나 구조조정 등 근로조건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취하자 이에 대한 섭섭함과 연대의 필요성으로 민주노총에 가입하지 않았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경제위기 속에서 고통 분담에 솔선수범해야 할 공무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는 자체로 “철밥통을 더욱 강고히 하기 위한 집단이기주의의 표출”이라는 비난을 쉽사리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노조의 정체성 '반정부 투쟁’에 있어

더욱이 정치세력화의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나는 모양새다. 23일 통공노 통합 찬반 투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공노 손영태 위원장은 “반노동정책 등에 대해 이명박 정부를 심판할 수 있는 공무원노조로 거듭날 것”이라고 정부와의 마찰을 예고했다.

통공노와 민주노총이 '기득권’으로 규정짓는 세력에 대한 혐오도 드러냈다. 이들은 국민의례를 '민중의례’로 대신하며 순국선열 대신 열사를 위해 묵념하고,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해방 이후 이 나라가, 이 나라 권력이 그 성격상 애국할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사회성격을 애국할 수 있는 성격으로 변혁시킨 뒤에 애국가를 불러야지 지금은 아니라는 뜻”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또한 26일 '제1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도 통공노는 “정권의 공안탄압에 굴하지 않고 (공무원 노조 간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이라는) 대업을 성사시킨 조합원들의 뜻을 소중히 받들어 민주노총 상급단체에 100% 결의함으로써 정권 탄압에 마침표를 찍자”며 “공무원노조를 강인하고 힘있는 노조로 만들어 정권과 싸워 이긴 후에 우리 안의 대립을 해결하자”고 밝혔다.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불법시위 및 정치투쟁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힘과 동시에 이른바 '반이명박 투쟁’의 기치를 높이 올린 것이다.

민주노총의 강경투쟁 방침, 공무원노조 피할 수 없어

현행 공무원노조법은 공무원노조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은 보장하고 있지만, 단체행동권은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조합주의’를 추구하는 민주노총은 규약에서 이미 '소속 노조는 민주노총의 선언·강령·규약·규정·결의사항을 준수하고 이행할 의무’와 '민주노총의 사업에 참여할 의무’를 못박고 있다.

특히 이같은 '당파성’으로 인해 국정 효율성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보수우파 진영의 지적이다. 민주노총 소속 공무원이 업무상 기밀 등을 제공할 경우 정치투쟁에 악용될 수 있고, 사무관 이상 비노조원과 노조원간 이질감 심화로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갈등이 조장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극한 대립’을 앞세워 온 민주노총의 개입으로 노정갈등과 이에 따른 사회적 혼란 및 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통공노의 민주노총 가입이 그들이 말하는 '진보적 가치에 대한 양심의 선택’이었다 할지라도 그 정체성이 반이명박 정부에 있음은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를 “외부의 적”으로 규정하거나, “이명박 정부에 반격하자”고 결의하는 수준을 넘어 통공노가 당파성을 갖게 될 것이 자명하다는 게 보수우파 진영의 전망이다.

국민의 세금이 민주노총 맹비(盟費)로 사용되는 문제 발생

한편, 국민의 혈세가 민주노총의 쌈짓돈으로 사용되는 것도 문제다. 민주노총을 상급단체로 하는 노조들은 사업장 규모 등에 따라 맹비(盟費)를 내고 있다. 통공노 조합원은 전공노 4만8000여명, 민공노 5만9000여명, 법원노조 8500여명 등 총 11만5000명에 달한다. 전공노의 노조원 한 명이 월 1000원 정도를 납입하는 점을 감안하면 통공노가 내는 맹비는 연간 14~17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민주노총 예산 86억원의 16%가량. 반정부 투쟁을 일삼는 단체를 정부와 국민이 먹여 살리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보수우파 진영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민주노총과 같은 반국가적인 집단에 가입하는 것을 보며 분노를 넘어 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통공노의 민주노총 가입의 위법성 여부 조사 △공무원 정년 폐지 입법운동 △불법 투표사례들에 대한 검찰 조사 및 관련자 사법처리 △노조 결성과 불법에 동참한 공무원 즉각 파면 등을 요구한 상태다.

통공노가 “정해진 규정이나 정부의 지침도 거역하고, 사명감도 내팽개친 채” 불법성과 폭력성 등으로 질타받아온 민주노총과의 '결합’을 택함으로써 스스로의 발등을 찍는 '참극’을 낳을지, 그들의 주장대로 공적 개혁의 '기적’을 일궈낼지 책임은 이제 통공노의 몫으로 남았다.

변윤재 / 객원기자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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