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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08 말에 대한 책임의 중요성
  

2PM 박재범을 둘러싼 논란

2PM의 멤버였던 박재범을 둘러싼 최근 논란은 단순한 문제로 보기에는 짚고 넘어갈 것들이 너무 많다. 물론 팀을 탈퇴하고 미국으로 돌아간 박재범은 물론 2PM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박재범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첫째, '단지 돈을 벌기 위해 한국을 이용할 뿐’이라며 배신감을 토로한다. 겉과 속의 다름이 드러났으니 반성하고 떠나라가 대체적인 입장이었다. 물론 그들의 기억 속에는 가수 유승준의 거짓말이 오버랩 되었을 것이다. 한국의 여느 남자들처럼 군대 가겠다고 약속하는 등 좋은 이미지를 만들었다가 결국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간 유 씨에 대한 배신감이 아직 대중의 기억 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둘째, 박재범이 연예인이었다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연예인으로서 차마 담기 어려운 말을 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 그것이다.

박재범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1)개인 홈페이지에 불과한 “My Space”에 글을 올린 것은 4년 전인 18살의 어린 나이이다.’ '2)기획사 JYP의 연습생이었던 시절,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쓴 글을 가지고 판단하기에는 지금의 현실은 너무 가혹하다.’가 그것이다. 그리고 나름대로의 전문가들은 여기에다 덧붙여 이번 일의 원인은 박재범 개인에 있다기보다는 '언론의 옐로우 저널리즘’과 일부 네티즌들의 악의적인 댓글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그 본질이 '애국주의’ 또는 '민족주의’로 대변되는 폐쇄성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비난과 옹호하는 입장 모두 일견 맞는 이야기라서 선뜻 어느 쪽에 동의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나의 입장은 박재범이 하루라도 빨리 복귀했으면 한다. 그 이유는 첫째, 글을 쓴 당시의 박재범은 연예인이 아닌 지망생이었을 뿐 아니라, 현재의 상태를 예견할 수도 없는 청소년이었기 때문이다. 또 엄밀하게 구분하면 그는 한국계 미국인일 뿐이다. 미국에서 자란 그에게 한국의 모든 것은 낯설었을 것이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과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대상이 한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 수다 떨듯이 이야기 한 것쯤은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의 상황을 지금의 기준으로 봐서는 절대 안되기 때문이다.

둘째, 일본인들이 배용준과 최지우를 좋아하면서 일본에 대한 애국심을 바라지 않듯이, 우리 역시 그에게 애국심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더욱이 유승준에 대한 기억 때문에 전혀 다른 인물인 박재범이 피해를 받아서도 안 된다. 물론 박재범과 같은 연예인들이 한국을 사랑하고 그런 마음이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준다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2PM 성원인 닉쿤이 태국인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 그룹은 다양한 국적의 청년이 모여 음악과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목적일 뿐이다. 너무 큰 것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뿐이다.

셋째, 이번 일에는 언론의 잘못도 너무나 크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을 가지고 타 언론의 팩트를 받아쓰기 하면서 확대 재생산하고 일부 네티즌의 발언을 전체의 의견인양 여과 없이 기사화하면서 이번 일을 더욱 꼬이게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언론사의 자제와 뉴스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성숙한 독자의 자세 역시 절실하게 요구된다.

나는 박재범을 옹호하고 그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번 일을 계기로 누구나 자신의 발언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도 다시 한 번 느낀다. 사회의 이슈에 대해서는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인 만큼 누구에게나 말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연예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전문가들 역시 자신의 입장에 따라 생각이 나눠지는 만큼 정답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후에 있다. 자신의 발언이 그 누구에게 독이 된다면 한번은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말을 하고 글을 써야 하는 분위기가 너무나 필요하다.

더욱이 소위 '공인’들에게 이러한 자세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직업을 갖고 있건 공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냥 내뱉듯이 생각나는 대로 말을 해서는 안 된다. 속된 말로 '한번 발을 담기었으면, 발을 뺄 때까지 책임져야 한다.’라고 하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작년 '광우병 사태’ 때 한 발언으로 설화를 겪은 영화배우 김민선이 가까운 사례이다.

나의 견해로는 그간의 연예인들의 발언과 언론의 부풀리기와 네티즌들의 여론몰이 등으로 인하여 한번은 터질 사건이 터졌다고 보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커다란 성찰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한국이 더 큰 나라로 성숙했으면 하기 때문이다. 박재범 역시 빨리 돌아와 더 좋은 활동으로 자신의 실수(?) 아닌 실수를 만회하기를 바란다. 박재범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한 사람으로서의 바램이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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